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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

gureum 둔주 2019. 5. 3. 12:40



 

 

 

 

 

 

 

 

 

 

 

 

이팝나무

 

갈증으로 목 타들어가는

사막의 나그네에게

신기루가 오아시스로 보이듯

 

배고픔으로 곯아가던

보릿고개 백성들에게

저 새하얀 색깔의 꽃무리는

환장하게 먹고 싶은 쌀밥이었으나

막상 먹을 수 없는 쌀밥이었으니

 

배고픔으로 곯아가던

보릿고개 백성들에게

하얀 꽃 눈부신 저 이팝나무는

그림의 떡 같은 원망의 나무였을까

아니면,

배고픔 잊게 하는 치유의 나무였을까

 

주린 배 움켜쥐고 넘어야 했던

보릿고개 전설은 점점 희미하고

추억으로만 남을 저 눈부신 꽃구름

 

어떤 이에게는

달콤한 솜사탕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어머니

그 어머니일지도 모른다.

 

2019년 5월 3일

시인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