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eum 둔주 2019. 5. 8. 20:36


 

 

 

 

 

 

 

 

 

 

 

 

 

 

 

12명의 친구 스케치

 

1. 오창석

목소리 큰 오창석

온 몸으로 웃는 주름진 얼굴

영락없는 화회탈이다.

 

옷 벗으면

원시적 야생의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

명품이다.

 

오창석

도대체 미워할 수가 없다.

 

3. 이백용

백호白虎로 태어났으나

백룡白龍으로 살았으니

 

아! 원통하다.

백호로 살았으면

맹진리 장군의 꿈 이뤘을 건데~~~

 

쾌남아 이백용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드는 아쉬움

 

4. 조성철

연륜과 경륜의 깊이만큼

쌓은

명예와 신뢰로

나라의 중심 계룡에서

입지를 다진 조성철이 있어

해남에 뿌리를 둔

마동 12회 초동친구들

깊어가는 가을에

잠시 삶의 짐 내려놓고

계룡 뿌리공원에서

힐링할 수 있었다.

 

친구 성철

자랑스럽고 고맙다.

 

5. 서양호

소풍 전날 잠 설치는 아이처럼

양호는

초동친구들 만난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밤이 길었다고 한다.

 

양호의 심성은 연잎이다.

흙탕물도 구슬로 만들어 굴려버리는

오염될 수 없는 연잎처럼

해남 촌놈의 순수함

아직도 잃지 않은

내 친구 양호

잘 됐으면 좋겠다.

 

6. 이권배

심성이 올곧아

드렁칡 같은 세상과 쉬이 타협하지 않지만

삶의 안정을 위해

과거의 영예도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는

강한 의지가 있어 건강도 되찾은

친구 권배

 

친구 권배와의

지란지교를 꿈꾼다.

 

7.김성진

시원한 이마만큼

가슴도 넓을 거 같은

중후한 외모의 연애박사

친구 성진은

첫사랑을 깨지 않고

결혼까지 성공한

의외로 순정파다.

 

고속도로 나들목은 다 통과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진에게

운전대는 맡기지 말아주세요.

(고속도로서 무지하게 헤맸다고 함)

 

8. 이형배

지적 호기심 아직 왕성해

어지럽게 몰려오는 변화의 물결에

능동적으로 진화하는 친구 형배

몰래 데이트도 즐기니

인간의 이중성 공유하는

모순덩이

위선과 복선 깔아도

금방 들통 날

우리는 속속들이 알고 있는

초동친구

 

9. 김옥순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마동12회 모임에 옥순이가 없었다면?

..........,.........?!!!

상상이 안 된다.

백용, 성진아 니그들은

내가 허락한 데까지만 터치해라

옥순이는

내가 허락한 데까지만

허용해라

마동12회의 발전을 위해

 

10. 옥희

한국의 대표 소설

토지의 여주인공 서희가 사랑받는 것은

도덕과 관습의 울타리 걷어차는

진보적 가치관 때문이다.

 

옥희는

스스로 둘러친 전근대적 울타리에 갇혀있는

잠자는 공주이다.

서울 친구들이

잠자는 옥희 깨우는 왕자이길 바란다.

성곤이가 잘 할 거 같네

옥희가 서희처럼

사랑받기를 바란다.

 

11. 박상식

총무는 이렇게 하는 거야

시범을 보이는 일박이일

70노인들

생각은 굳고 아집은 더욱 드세

도대체 총무의 말을 듣지 않는다.

전부 자기주장만 강하다.

총무 박상식이 아니었으면

배는 산으로 갔을 것이다.

그래도 재밌었다.

 

12. 박주현

불룩 나온 배만큼

도량도 넓은 거 같은 주현

낮은 음성의 중후함

산전수전 다 겪어 이겨온

노장의 신뢰를 주는 친구이다.

고향 떠난 충청 옥천에서 터를 닦아

우리들 여행의 도우미가 되어주니

고맙고, 고맙다.

 

13. 이성곤

자네와 나

가난한 시절, 가난한 시골에서

어린 시절 힘들게 살아서

서로의 삶을 동그라미로 그리면 겹치는 부분이 많을 것이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을 추적해 정리하면

그 내용이 비슷할 거란 생각이네

 

 

슬픈 희극

 

주현, 창석 코흘리개 초등생일 때

북창정미소 쌀 서리 사건은

우리들의 가난한 시절을 상징하는

슬픈 이야기이다.

그러나

계룡 숙소에서

그 날 밤의 쌀 서리를 말하는

주현과 창석은 물론, 친구들 아무도

울지 않았다.

배꼽 쥐고 웃을 뿐이었다.

추억이란 그런 것이다.

 

슬픔도 가난도

세월이 지나 웃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것은

가난한 슬픔을 공유하고

아픔을 공감하기 때문이다.

 

대나무 전설은

비장한 슬픔

북창정미소 쌀의 전설은

숙연한 희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