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수추도시
상박상수 장로 추도시
친구의 소년 시절은 평온했습니다
친구는 청년이 되고 장년이 되고
노년의 나이에 이르렀을 때까지
시골소년의 순박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친구 박상수는 기억력이 뛰어났습니다
성서 퀴즈대회 1등은 친구 몫이었습니다
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친구는 선생님 대신
백일장 대회 참가하는 아이들 지도하였습니다
친구에게 해외여행은 가서, 보고, 즐기고
끝나버리는 행락이 아니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 믿음을 굳게 하는 순례였습니다
스페인, 이스라엘, 스위스 등 여행을 다녀와서는
열하일기 버금가는 훌륭한 기행문을 남겼습니다
친구는 고향 추당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평생 추당리에 뿌리박고 살아온 친구 상수는
시나브로 큰 바위얼굴을 닮아갔습니다
평소 자서전 한 권 남기고 싶다 한 친구
삶의 역정 어디쯤 쓰다가 펜 놓았는지 알 수 없지만
비록 자서전이 없을지라도 살아 남아있는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별의 잔치가 되어버린 지난 3월 30일
부부 동반 진도 나들이길, 달리는 승합차 안에서
친구 박상수 장로님은 평소의 장로답지 않게
친구들의 배꼽 쥐게 하는 질퍽한 농담을 하였습니다
“주여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
“주여 뜻대로 하옵소서”
“사탄아 물러가라”
친구의 마지막 농담 귓가에 맴 돕니다
7월 24일 광주 무등산에서 모이자 약속했는데
7월 21일 일요일 밤 8시
친구는 잠자듯 세상을 떠났습니다
7월 22일 빈소의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 올리니
친구는 온화한 미소로 나를 보며 하는 말
“친구, 제행무상 일세!”
나도 웃으며 화답했습니다
“친구, 멀지 않았네 곧 따라 감세”
2019.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