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백
gureum 둔주
2020. 10. 5. 07:40
~체하고 싶은 본능
~체하는 인간을 싫어하는 본능
인간사 갈등의 원인은 이 모순된 본능의 충돌
나는 이 평범한 삶의 진리를 뒤늦게 깨우쳤을 뿐
예수의 말씀대로 거듭나지를 못해
내 삶은 여전히 부끄러운 두 본능의 충돌입니다
4월보다 침묵의 겨울이 더 편했다던 시인처럼
진실보다 위선일 때 차라리 더 편안했었습니다
나는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할 때 외면했습니다
침묵해야 할 때 말이 많았습니다
겸손해야 할 때 밖으로 드러나려 했습니다
부끄러운 질투를 감추는 위선자였습니다
나는 이런 내가 싫어 괴로웠고 시건방진 자학으로
한때는 실행 못 할 망상에 빠지기도 했었습니다
버나드 쇼는 그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고 썼지만
나는, 내 이럴 줄도 모르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후회만 하다가
이미 칠십 고개를 넘고야 말았으니
이슬과 함께 돌아가는 날
묘비 하나 남기지 않겠습니다.
2020. 10.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