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가 된 지게꾼


성자가 된 지게꾼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주리반득(출라판타카)’이라는 제자가 있었다. 하도 머리가 안 돌아가 멍텅구리 멍청이 소리를 들었다. 경전도 한 구절 못 외우는 바보다.부처님은 측은한 마음에 빗자루를 하나 들려주시곤 “사원 곳곳 먼지를 쓸어내고, 도반들이 앉는 데마다 반짝거리게 닦아놓으시게” 부탁하였다. 그날부터 주리반득은 죽어라 청소에 전념. '청소란 마음에 쌓인 번뇌의 먼지를 털어내고, 마음에 낀 사념을 닦아내는 일'이란 깨달음을 얻는다. 청소부 주리반득은 부처님의 10대 제자로 우뚝 섰다. 성자가 된 청소부 이야기이다.
임기종 씨는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으로 불린다.
임씨는 비룡폭포까지 40~60㎏ 무게의 지겟짐을 날라 주고 6,000원을 받는다. 비선대까지 8000원, 흔들바위까지는 2만원이다. 설악산 정상 대청봉까지는 왕복 10시간 걸려 25만원을 받는다.
58㎏, 158㎝ 자그마한 체구지만 130㎏에 달하는 냉장고를 지게에 지고 오른 적도 있다고 한다.
5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지게꾼 임기종 씨는 25년째 장애인요양시설, 독거노인, 장애학교 등에 기부를 하고 있다.
그 금액이 1억원에 달한다.
임기종 씨에게는 장애인 아들과 지체 장애 부인이 있다. 무거운 짐을 지게에 지고 설악산 골짜기를 올랐을 임기종 씨에게 정작 무거운 짐은 인생의 짐이었을 것이다. 인생에 지워진 무거운 짐 때문에 지게의 짐 무게는 느끼지도 못하고 설악산 골짜기를 침묵으로 올랐을 것이다.
설악의 맑은 정기 마시며 묵묵히 골짜기를 오르내리는 동안 번뇌는 사라지고 그 무거운 인생의 짐에서도 벗어나 도가 튼 것이 아닐까? 분명 그랬을 것이다. 성자 지게꾼의 탄생이다.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