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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 없는 요란한 방미

gureum 둔주 2023. 5. 1. 06:02

 역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자신의 기질과 상관없이 대외정책에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을 기하는 방향에서 노력하였다. 중국·러시아가 우리를 건드리지 않는 한 그들을 자극하여  한반도 정세의 불안을 가중시킨 대통령은 없었다. 그런데 윤은 다르다. 그는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과 눈높이를 맞추어 중국·러시아를 자극하며 불안을 키우고 있다. 단순히 미국의 압력 때문으로 보기에는 너무 적극적이고 거침이 없다.

미-중 갈등 속에서도 프랑스는 에어버스 160대를 중국에 판매하는 실리를 챙겼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만든 쿼드(QUAD)의 핵심 국가인 인도는 대러시아 제재 물결 속에서 미국의 눈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값싼 러시아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떠올랐다. 아마 ‘자유’라는 가치에 올인하는 윤서결 정부에게 이런 모습은 ‘실리 추구’보다 ‘배신적 행위’로 비칠지도 모르겠다.

우리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크게 기대한 것은 미국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불이익을 만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윤은 정상회담에서 어떤 구체적인 양보도 얻어내지 못했다.
윤은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의회 지도자들에게 문제의 해결을 호소했어야 했으나 유감스럽게도 침묵했다.  윤은 미국 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현대차 공장이 만들어낸 일자리를 자랑스럽게 열거하며 호혜적 한-미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이 기업들이 처한 위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행사는 요란했으나 국익도 한반도의 미래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 기업의 주름살은 여전히 깊게 패어 들어가고, 한반도의 긴장은 더 높아질 것 같다. 그리고 이 긴장은 윤 정부가 외골수 외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글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