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eum 둔주 2023. 5. 10. 10:09

낮잠                               신미나


손바닥으로 방바닥을 훔치다
쌀벌레 같은 것이 만져졌다
검지로 찍어보니 엄마였다
나는 엄마를 잃어버릴까봐
골무 속에 넣었다
엄마는 자꾸만 밖으로 기어나왔다
엄마, 왜 이렇게 작아진 거야
엄마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들리지 않는다
다음 생에서는
엄마로 태어나지 말아요
손가락으로 엄마를 찍어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다
잠에서 깨어나
눈가를 문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