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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서

gureum 둔주 2023. 7. 9. 09:51

팽목항에서

다투어 솟아오르고 깨어나는 계절
대지는 싹 틔워 올리느라 바쁘고
봄볕은 번데기 깨우느라 분주한
사월은 부활의 달이다.
 
아,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아픔의 그날
만물이 생동할 때
꽃도 피기 전 꽃다움 그대로 멈춰버린
사월은 잔인한 달이다.
 
자연은 생명을 보듬어 꽃 피우는데
어미는 허공을 보듬어 가슴에 묻었다.
 
꽃보다 예쁜, 그의 맑은 영혼 부르듯
노란 리본 봄바람에 나부끼는
항구는 무심하게 평화로웠다.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