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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호에서

gureum 둔주 2024. 8. 9. 17:22

장성호

1.
산이 내어준 물
모이고 모여
골짜기 가득 채운
바다 같은 장성호는
하얀 하늘을 담고
녹음 빛 산을 품어
하늘처럼 고요하고
산처럼 평화로웠습니다.

산모롱이 돌고 도는
구불구불 수변 길은
시심을 일깨우고
몸의 피로 풀어주는
낭만과 힐링의 길이었습니다.

2.
출렁출렁 출렁다리 건너서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
무심히 고개 숙여  바라본 데크 바닥
아! 거기에는 노루가 놀다간 흔적
까만 노루 똥이
인간을 향한 시위의 깃발인 듯
서리태 같이 흩뿌려져 있었습니다.

노루는 수풀 속에서 숨어 보며
항의의 속울음 울고 있을까요?
- 여긴 우리 땅이야!
- 제발 그대로 둬.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