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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시
gureum 둔주
2024. 9. 13. 08:13
추도시


섬마을의
지붕이 낮고, 마당이 좁은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박화수 선생님은
정 많은 섬마을의 정서를 닮고
고요한 바다의 평화가 스며들어
어른이 되어서도
티 없는 섬소년이었습니다.
시인 롱팰로우는
세상이라는 넓은 싸움터에서
이리저리 쫓기는 마소가 되지 말고
싸워서 이기는 영웅이 되라고 했지만
심성이 아이처럼 선하고
고뇌와 신앙으로 인생을 달관한
박화수 선생님은
싸우지 않는 세상, 더불어 삶을 꿈꾸는
군자였습니다.
죽음은
탐욕, 경쟁, 고통, 번뇌에서 벗어난
축제라고도 합디다
그래서
박화수 선생님은
고통스러운 세상을 떠나시니
해방의 웃음 지으실는지요, 그러나
참 좋은 당신을 떠나보낸 우리는
슬픔의 눈물을 흘립니다.
부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평안하시길 빕니다.
2024. 9. 13. 금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