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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작가 한강

gureum 둔주 2024. 11. 4. 17:44

 

수수하고 우아한 한강

1. 소년이 온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뉴스를 보고
몇 년 전  ‘소년이 온다’를
힘들게 읽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소년은 친구를 찾기 위해
광주의 그곳에 있었습니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소년은
광주 5·18 묘역에 잠들었습니다

30여 년이 흐른 뒤 소년은
한강의 소설로 부활합니다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스러운 삶
소년 어머니의 한 맺힌 넋두리
마음이 무겁고, 가슴은 먹먹합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집안 어른들의
두런두런 이야기를 들으며 광주를 알았고
훗날 작가로서 광주를 찾고
소년이 살았던 중흥동 집을 찾고
소년의 형을 만나고.....,
아파합니다.


2. 질투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폄훼하는
장문의 글을 올린 작가 김 xx,
그 여자는
부산일보와 조선일보를 통해 등단하고
주로 조선일보에 기고한다고 합니다
그 여자는
극우 쪽의 지지를 기대하며
꼴통 보수의 시각으로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비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여자의 진짜 속마음은
인간의 원초적 본능 질투입니다
다만  질투의 감정을 감추고
솔직하지 못하게 보수의 깃발을
명분으로 삼았을 뿐입니다

그 여자 김 xx는  
한강의 문학 재능을 질투하고
한강의 문학 성취를 질투하고
한강의 겸손한 인품을 질투하고
한강의 세계적 명성을 질투하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질투하여
그만 이성을 잃고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그래도 작가라고 맥락도 없는 글로
자신의  얼굴에 똥칠한 것입니다

이성으로 제어되는 질투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지만
감정적 어리석은 질투는
맥베스처럼 자신을 파멸시킵니다.


3. 두 여자 이야기

핫한 뉴스의 주인공이면서
삶의 여정이 너무 다른
두 여자 이야기입니다

한 여자 K는
얼굴은 화사합니다
내면은 탐욕으로 꽉 차 있습니다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의혹이 짙습니다
주가조작 혐의, 명품백 수수 등으로
국민의 스트레스 지수를 높입니다
시궁창 위에 쌓인 눈처럼
권력으로 의혹을 덮습니다
눈이 녹으면 시궁창이 드러나듯
국민의 분노로 권력이 무너지면
의혹은 사실로 드러날 것입니다

한 여자 H는
수수하고 우아합니다
그녀의 내면에는
샘물을 품은  솔숲의
그윽한 향기가 있습니다
고요한 침묵이 있습니다
그녀는
국가 폭력 앞에 나약한 인간의 상처를
연민과 분노의 시선으로 응시하고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가입니다
그녀는 마침내 드디어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꿈같은 노벨문학상을 받았습니다.


4. 한강 삼촌의 편지를 읽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작은 아버지 되는 자가 노벨문학상의 권위를 폄하하고 한강의 소설을 비판한 장문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그는 대전의 모 교회 목사라고 합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집안의 장형인 한승원 작가와 절연한 상태로 살기 때문에  연락처도 몰라서 sns에 공개편지를 올렸다고 합니다.

그는 9남매 장형인 한승원 보다 열일곱 살이나 어린 동생이라고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집안에서 장형 한승원은 그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을 것입니다. 그는 광주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는 한승원 형님 집에서 전남대학교를 다녔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형과 의절한 원인은 종교 문제인 듯합니다.

그는 조카 한강의 소설이 희망을 주지 않고,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어 염려된다고 합니다. 광주 5.18과 제주 4.3도 아직 하나님이 예비하신 때가 일러 발생한 비극, 하나님의 섭리라고 합니다.

목사인 그가 신앙하는 예수님은 무도한 정치권력과 타락한 종교권력 앞에 의로우셔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목사인 그가 비판한 한강은 권력에 희생당한 힘없는 사람들의 원혼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응시하고, 암흑의 해연으로 가라앉은 슬픈 진실을 끌어올려 소설로 완성한 위대한 작가입니다. 한강이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쓰고자 한 키워드는 사랑입니다.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사랑이다. 무서운 사랑의 고통입니다.

문학은 불편한 진실을 들추고
정치는 불편한 진실을 해결하고
종교는 불편한 진실을 위무합니다.

목사인 한강의 작은 아버지, 그가 신앙하는 예수님의 말씀, 성경 한 구절을 올립니다.

형제들아,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이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니라.
(마태복음 18장 18절)


5. 한강 앓이

가을 내내
한강의 소설을 읽으며
한강 앓이를 합니다

권선징악,
인과응보,
해피앤딩을 기대하면서
한강의 소설을 읽는다면
실망할 것입니다

한강의 소설은
불편하고, 어둡고, 슬픕니다
폭력에 무너진 희생자들의
트라우마를 직시합니다

소년이 온다,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멸공, 정의를 앞세운
폭력적 승자들이 누리는  
역사 너머의 어두운 진실을 들추어
국가 권력에 죽어간 희생자들의
원혼을 위무하는 진혼곡입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2014년 6월에 겨우 두 페이지를 쓰고
2018년 세밑에야 이어 쓰기 시작하여
2021년 가을 초입에 완성됩니다
희생자들의 트라우마에 빙의된 듯
소설과 한강의 삶은 묶여 있습니다
한강이 쓰고자 한 키워드는
결국, 사랑입니다

 
한강의 작품들을 요약한
유튜브 동영상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강의 그 깊은 글맛을 느끼려면
책을 읽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