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세 1박 2일 동창 모임을 마치고 썼던 글
다시 올립니다. 친구 성철, 고마웠네.
마동12회 가을 여행
초동친구들
삶의 짐 잠시 내려놓고
계룡산, 뿌리공원에서
재미있고 의미 깊은
1박 2일 일탈의 시간 가졌다.
소풍 전날
설렘으로 잠 설치는 초등학생처럼
기대와 설렘으로
밤이 길었다는 친구도 있었다.
듬성듬성한 머리숱에
잔주름은 더욱 늘고
귀, 눈, 코, 이빨까지 의료기술에 의존하는
늙은 몸으로 만났지만
마음만은 초동친구 개구쟁이
그 시절이었다.
주고받는 말은
도란도란 정겨운 대화보다
맛깔난 욕지거리를 감칠나게 섞은
거칠고 큰 소리로 요란했지만
그것은
오십년 묵은 신뢰와 정의 표현이었다.
위선은 없었다. 복선도 없었다.
고향 해남의 질척한 정이 묻어나는
직설적 표현만 난무했다.
귀가 순해진다는 육십을 지나
마음먹은 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칠십 나이에 들어섰는데도
귀는 순하지 않아 토를 달고
마음먹은 대로의 언행은 거칠고 무례했다.
그러나
우리는 좋았다.
공자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도덕의 굴레를 벗고
벌거숭이 초동시절로 돌아간
추억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아!!
이 자유로운 해방감
‘음악에도 쉼표가 필요하듯 삶에도 쉼표가 필요하다’는
정목스님의 글귀처럼
계룡산, 뿌리공원에서의 1박 2일은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잠시 벗어난
해방의 시간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가정의 가장으로서
지역의 어른으로서
때로는 위선으로, 때로는 진심으로
힘들게 살아갈 친구들아
계룡산에서 받은 정기로
힘내시라!!
뿌리공원 성씨기념탑의 자긍심으로
당당하시라!!!
둔주 정성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