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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gureum 둔주 2018. 12. 9. 20:11







 

 

 

 

 

 

 
권배동백
 
 
오매
또 필락하네.
가을 내내 산통 치르더니
첫눈 오는 오늘, 붉은 문 열리네
 
나에게 시집 온 지
벌써 30년!
친정 아버지 마음으로 축하해주오
 
해 바껴 봄되면, 으짜든지 살라고
여린 가지 무성히 뻗지만
집사람 무지락시럽게 잘라부러
올 해도 딱 한 송이뿐이오.
 
필려고 애쓰는 산고의 시간들
피어있는 아름다움보다
장하고. 위대하오.
 
갑갑한 아파트 발코니에서
이슬 한 방울 맛보지 못하고
소낙비에 샤워 한번 못하고
가을 무서리 한번 받지 못했어도
 
자궁문 열리듯 붉은 꽃망을 여는
생명의 위대한 신비로움이여
 
첫눈 나리는 대설 아침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