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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낙조대에서

gureum 둔주 2020. 1. 9. 07:48

세방낙조대에서


망망대해 장엄한 동해의 일출이

희망 품은 젊은이가 맞아야 할 태양이라면

관매도 붉게 물들이는

세방낙조대의 처연한 일몰은

추억 많은 늙은이가 바라봐야 할 석양이다


하늘과 바다와 관매도가 붉은 석양빛으로

슬프게 물들어간다는 낙조를 보기 위해

해질녘 세방낙조대에 갔지만

그곳은 검은 구름 몰려오는 회색빛 하늘 아래

옷깃 여미기도 힘든 폭풍의 언덕이었다


환상의 낙조는 볼 수 없고

밀려오는 파도만 바위에 부서지며

고래의 포말로 피어올라

하얗게 소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