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의 마중
문화혁명의 혼란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영화 5일 마중 줄거리는 이렇다.
반역자로 몰려 갇힌 남편, 감옥에서 탈출한다. 남편은 사랑하는 부인과 기차역에서 만나기 직전, 아빠 때문에 무용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은 딸의 신고로 붙잡히고 만다.
다시 수용소로 끌려간 남편, 종이만 있으면 부인에게 편지를 쓴다. 불 꺼진 밤에도 종이에 빼곡히 부인을 그리는 절절한 사랑을 담는다. 그러나 엄격한 감시망 속에서 몰래 쓴 편지는 부칠 수 없이 차곡차곡 모아만 졌다.
문화혁명이 끝나고 남편은 무죄로 석방된다. 남편은 5일 집으로 가겠다는 편지를 부인에게 보낸다. 편지 배달은 늦어지고 남편은 편지보다 먼저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부인은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어둠의 시대, 부인은 남편이 끌려간 20여 년 전, 그날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수용소에서 5일 집으로 가겠다는 남편의 편지 뒤늦게 배달된다. 부인은 5일 아침, 화장을 곱게 하고 남편의 이름을 쓴 푯말을 만들어 역으로 나간다. 남편은 뒤를 따른다. 역의 철문이 열리고 사람들 쏟아져 나오고 마지막으로 남편이 역에서 나와 반가이 부인 앞으로 간다. 남편, 부인을 안으려 하지만 부인은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부인은 이번에도 남편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이후 부인은 매월 5일만 되면 남편의 이름을 쓴 피켓을 들고 기차역으로 나간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나오고 철문이 닫힐 때까지 하염없이 남편을 기다린다. 바로 옆에 서 있는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부인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한 남편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어진다.
헤어져 있던 시간만큼 남편의 얼굴이 변했음을 이해시키기 위해 남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여주려는데, 사진첩 속 남편 사진은 모두 오려져 없다. 아빠를 원망한 딸이 가위로 잘라내 버린 것이다. 뒤늦게 잘못을 반성한 딸이 아빠를 돕는다. 부인의 절친했던 친구의 사진첩에서 여럿이 찍은 사진에 남편의 얼굴이 있어 그 사진을 부인에게 보여준다. 부인은 딸에게 사진 속의 남편 얼굴을 짚으며 아빠라고 설명한다. 그 아빠가 지금 옆에 계신 이분이라는 딸의 말에 엄마는 화를 내며 딸과 남편을 내쫓는다.
남편은 피아노를 조율해 주고, 그 옛날 부인 앞에서 즐겨 연주하던 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순간 부인은 옛날 남편의 연주 추억을 떠올리며 피아노 치는 남편의 등을 어루만진다. 남편은 피아노를 멈추고 일어나 부인을 끌어안고 흐느낀다. 남편의 품에 안긴 부인, 고개를 들고 남편의 얼굴을 보더니, 기겁하며 남편을 물리친다. 내가 바로 그 옛날 피아노 치던 그 남편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부인은 발악하며 남편을 내쫓는다. 남편은 함께 해주지 못한 시간을 안타까워하며 수용소에서 쓴 편지를 읽어준다. 이처럼 남편의 헌신적 노력에도 부인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는다.
무심한 세월은 하염없이 흐른다. 변하지 않는 것은 매월 5일 기차역으로 남편을 마중 나가는 것
눈 내리는 추운 겨울, 오늘도 남편은 자전거 수레에 부인을 싣고 기차역으로 나간다. 사람들 모두 빠져나간 빈 광장에 부인과 남편만 남는다. 손에는 남편의 이름을 쓴 푯말을 들고…
부인을 지켜주는 남편의 시선이 애처롭다.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의 사랑이 지고지순하다.
2021. 6. 둔주
답답한 뉴스 안 보고
영화는 봅니다.
이미 올린 감상문에 영상 첨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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