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해남은 풋나락이다

gureum 둔주 2022. 11. 16. 12:08

해남은 풋나락이다

땅끝 해남

해남은 풋나락이다

1. 프롤로그

풋나락, 풋사과, 풋고추처럼
곡식이나 과일 채소 앞에 ‘풋’을 붙이면
그 곡식과 과일 그리고 채소는
아직 덜 익거나 여물지 않아
수확할 때가 아님을 일컫는다
땀과 정성으로 길러온 농부에게 이들은
아직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 같은 존재
머잖아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안겨줄 보물이다

어린아이의 철없는 풋사랑 같이
'풋'은 성장과 성숙을 담보하는 미래이다
‘풋’은 순수이고 긍정이며 청량함이다
‘풋’은 결과가 아니다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과정이다
‘풋’, 지금은 무르고 여리지만
토실토실 여물어가는 시작이다
그러므로
명사에 접두어 ‘풋’을 붙이면, 그것은
긍정적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을 품은
푸르고 싱그러운 희망의 아이콘이 된다.

2. 해남은 풋나락이다

내 고향 해남은
인근 다섯 개의 시군보다
넓고 기름진 들을 품고 있어
가장 많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풍요의 고장이다

도시의 이기적 문화 오염이 덜 된
청정지역 해남사람들은
사철 풍요로운 넓은 들을 품고 있어
각박하지 않고 항상 넉넉한 마음으로
외지인들을 받아들이는 순박한 사람들이다

내 고향 해남사람들을
인근 지방에서 풋나락이라 부른다
이는 순박한 해남사람을 조롱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그렇게 부르는 그들의 심리는
해남의 넓은 들의 풍요로움과 넉넉한 인심을
부러워하면서 또 한편 시샘하는
부끄러운 속내를 감추려는 위장이지 않을까?

‘사돈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인간의 원초적 본능, 질투심이
넉넉한 인심으로 잘 베풀고 순박한 해남사람을
풋나락이라는 역설의 별명으로 불렀을 것이다

통통하게 배부른 배동이 터지면서
온 들녘 풋나락 물결로 넘실댈 때
부러움과 시샘을 위장해 부른 별명
'풋나락'은 해남의 풍요를 긍정하는 역설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듯
땅끝 해남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올곧게 간직하며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드러내려는
야심 찬 희망과 무궁한 잠재력으로
지금도 알차게 익어가고 있는 풋나락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21세기에도
해남은 또 하나의 풋나락이 될 것이다
토실토실 여물어가는 미래 산업의 풋나락
풍성한 수확을 약속하는 장밋빛 내일의 풋나락

풋나락 해남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다.
-둔주 정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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