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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간 八姦

gureum 둔주 2023. 1. 18. 09:57

한비자는 신하를 ‘가진 자’들의 대표로 제시한 후 이들의 악함을 ‘팔간(八姦)’-여덟 가지 간악함-이라는 제목으로 개괄하였다.

첫째는 군주와 침상을 같이함으로부터 비롯되는 간악함이다.
둘째는 군주 옆에 있는, 곧 내시 같은 측근으로부터 야기되는 간악함이다.
셋째는 가족이나 총신처럼 군주가 친애하는 자들로부터 발원되는 간악함이다.
넷째는 군주의 재앙을 조장함으로써 초래되는 간악함이다.
다섯째는 하찮은 은혜를 베풀어 조정이나 민간에서 자신을 칭송하게 만드는 간악함이다.
여섯째는 교묘하게 꾸민 언사나 허황된 궤변으로 삿됨을 자행하는 간악함이다. 요새로 치자면 언론 장악, 여론 조작 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일곱째는 자신이 지니게 된 위력을 오남용 하는 간악함이다.
마지막 여덟째는 강대국의 위세에 기대어 당리당략을 달성하는 간악함이다.

왠지 고대 중국에 대한 얘기라고만 느껴지지 않는다. 한비자가 팔간을 언급함은 유능한 군주라면 신하의 이러한 간악함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렇다고 팔간이 저 옛날 군주제 시절에나 유용했던 통찰은 아니다. 인간의 악은 참으로 당당하고 끈질긴지라 2300여 년이란 시간을 관통하며 지금에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발췌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