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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잠든 고향

gureum 둔주 2023. 5. 7. 09:34

추억이 잠든 고향.                   김명순

둑실마을 희재
어릴 때 뛰어놀던 놀이터
팔 남매 새 둥지 찾아
여기저기 또는 외국으로
헤어져야만 했다.

부모님 생전에
가끔 형제들 모여
도란도란 꽃 피우던 곳
부모님 흔적 사라지고
고향 잊는지 그 언제던가?

미국에 둥지 튼 여동생
연락만 오간 세월
강산이 몇 번이나 변했나
팔십 넘어 고국 찾은 동생
반가움에 눈시울 젖고
너무 많이 변한 모습에
마음이 아려온다.

부모님 생각
유년 시절 고향 그리워
추억 찾아갔건만
너무 변해 버려 그 흔적
여기던가 저기던가
기억 더듬어 묻고 찾은 곳

옛 집터 폐허 되어
우기진 잡목 틈에 돌덩이
옛 보금자리였음을
말없이 가리키고 있었다.

언니 ~
벼 이삭 고개 숙이면
대나무 들고 새 쫓던 논
여기 어디지?
논 흔적 사라지고
문명이 낳은 4차선 길
아파트 즐비하니
상전벽해란 이런 것인가 보네

산, 논밭, 집터 품은 고향
옛 모습 물안개 피어오르듯
어슴푸레 떠오른 추억
가슴에 담고 돌아서는 길
부모님 그리움이 발길 붙잡힌다.

넘치는 부모님 사랑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
언제나 계실 줄 알았는데
임도 가시고  사랑도 사라졌네.

아버지~
어머니~, 어디선가
우리 형제 지켜보고겠시지요.
고향 추억 부모님 그리움
가슴에 새기며 동생과 함께
추억 싣고 떠납니다.



빨간색  아카시아꽃


계절의 여왕 오월은
아카시아꽃이 피어나는 계절

아카시아 하면
뭉게구름처럼 벙글벙글 피어나는
하얀 아카시아 꽃이 떠오르지만
조곡동 둑실마을 우리 집에 기면
막내 여동생이 심은
빨간색 아카시아꽃이 있다

주렁주렁 포도송이처럼
봉실봉실 피어있는 빨간 아카시아 꽃
너무 사랑스러워 가까이 두고 볼 욕심으로
한 가지 잘라서 꽃병에 꽂았는데
금방 생기를 잃고 시들어 갔다

아카시아 꽃을 꺾어 꽃병에 꽂아서
시들게 한  것은 결코 사랑이 아니었다
나만이 소유하려는 욕심이었다
사랑이란
야생 그대로 그 자리에서 시들어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었다

시들어버린
빨간 아카시아 꽃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