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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돌담

gureum 둔주 2023. 6. 24. 16:39

무등산 집게봉 돌탑

무등산 돌

여기저기 뒹구는 돌들을 쌓아 
가난한 염원을 담은 탑을 세웠다
크기도 모양도 제 각각인
돌들을 쌓아 탑을 세우려면
모난 부분은 움푹한 부분에 맞추고
서로 다름을 어울리게 맞추면서
쓰러지지 않게 틀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도
흔들리는 탑을 바로 잡아주는 것은
돌과 돌 사이의 틈을 괴어 주는
보잘것없는 잔돌 하나다

나그네 인생길에
인연 하나 더 쌓는 일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 벌어진 틈새에
잔돌 하나 괴는 일이 중요함을
나이 들어 비로소 깨닫는다
아, 보잘것이라곤  없는 이 늙은 몸도
빈틈을 괴어주는 잔돌 하나 될 수 있을까.

산수유 마을 돌담길

산수유 마을의 돌담

1.
서로 다른 돌들로 쌓은
산수유 마을의 오래된 돌담
비바람에 풍화되고 계곡물에 닳아온
그 길고 긴 세월의 결 가늠하기도 힘들다.
다만,
거무스름하게 찌든 돌이끼와
돌담을 휘감은 넝쿨의 뒤엉킴만이
세월의 무게를 웅변하고 있다.

2.
틈새 없는 벽돌담은 바람을 막다가
결국은 바람에 넘어지고 말았지만
저 돌담은 틈 사이로 바람을 받아들여
마침내 그윽한 자연에 동화(同化)되었구나!

3.
크고 작은 돌들이 어우러진 저 돌담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 다툼 없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어 본다
산수유 마을의 오래된 돌담길에서...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