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음 김춘행
꼬불꼬불 긴 머리 층나게 꾸미고
어깨 위에 예쁜 핸드백을 걸치고
각선미 섹시하게 미니스커트를 입고
도도하게 뾰쪽한 하이힐을 신고
당당하고 반듯하게 직장으로 출퇴근
친구를 만나 극장엘 가고
합창단을 만들고
코스모스 꽃밭에서 사진을 찍던
아 ~ 옛날이여
그날들을 꺼내보니
젊음이었네
세상물정 모르고
피곤함도 모르고
아픔도 모르고
마냥 행복했던 때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었던 힘
그것이 젊음이었네
젊은이여
나 지금
비록 이리 늙었어도
나에게도 한때
그런 젊음이 있었다오.
감사의 기도 김춘행
아침이면 눈을 뜨고
자연스레 나오는 첫소리
하나님
이날도 내게 허락하시니 감사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를 표합니다
오늘은 내게 무엇을 얼마큼 주시렵니까
주시는 만큼 자족의 삶을 살겠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주셨고
사랑하는 자녀를 주셨고
수고한 만큼 물질을 주셨고
정겨운 이웃을 주신 하나님
눈에 보이는 모든 세상이
내게 주신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감사가 있는 곳에 사랑의 싹이 나며
행복도 희망도 함께 자랍니다
살아있는 그날까지
감사의 씨앗을 뿌리다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