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이 내어준 물
모이고 모여서 골짜기를 채운
장성호는 바다처럼 넓었다

호수는
신록의 산 빛을 품어
싱그런 녹색으로 잔잔했다

호수를 둘러싼 산모롱이
돌고 도는 수변 길은
낭만의 길, 힐링의 길이었다.

출렁출렁 출렁다리 건너서
전망 좋은 벤치에 앉아
무심히 고개 숙여 발밑을 보니
아! 거기에는 노루가 놀다간 흔적
까만 노루 똥들이 깔려있었다.
인간을 향한 시위의 깃발인 듯
흩뿌려진 서리태 같은 똥
노루는 수풀 속에서 숨어 보며
항의의 속울음 울고 있을까?
“여긴 우리 땅이야! 제발 그대로 둬”
둔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