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내내
한강의 소설을 읽으며
한강 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권선징악,
인과응보,
해피앤딩을 기대하면서
한강의 소설을 읽는다면
실망할 것입니다.
한강의 소설은
불편하고, 어둡고, 슬픕니다.
폭력에 무너진 희생자들의
트라우마를 직시합니다.
소년이 온다,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멸공, 정의를 앞세운
폭력적 승자들이 누리는
역사 너머의 어두운 진실을 들추어
국가 권력에 죽어간 희생자들의
원혼을 위무하는 진혼곡입니다.
한강은 희생자들의 트라우마에 빙의되어
그들과 같이 아프면서 글을 썼습니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쓸 때
겨우 두 페이지를 쓰고
더 이상 쓰지 못합니다. 5년을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3년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한강이
쓰고자 한 키워드는 사랑입니다.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
요약한 유튜브 동영상도 많지만
한강의 그 깊은 글맛을 느끼려면
책을 읽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