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고향 동뫼골
나 어릴 적 동뫼골은
소와 염소 떼 한가로이 풀을 뜯고
아이들은 뛰노느라 해지는 줄 모르다가
아랫마을의 석양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뒤늦게 소와 염소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던 푸른 초원이었습니다.
동뫼골 푸른 초원은
내 아름다운 추억이 새록새록 깃든
내 마음의 푸른 고향이었습니다.
뽕나무밭 변하여
푸른 바다 된다더니
그 동뫼골 초원이 물에 잠기고
녹색의 산빛 물속으로 스며들어
맑은 녹색 빛 호수가 되었습니다
호수는 그림 같이 아름다웠습니다
산 그림자 길게 비친
평화로운 호수에는
소들이 풀을 뜯던
푸른 초원이 잠겨있습니다
소를 몰던 아이들의
푸르른 추억도
함께 잠겨있습니다.
김춘행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자가 된 지게꾼 (0) | 2022.02.14 |
---|---|
작가가 되고 싶습니까 (0) | 2022.02.14 |
봄 (0) | 2022.02.05 |
고흐의 '슬픔' (0) | 2022.01.19 |
큰 이야기가 실종된 시대 (0) | 2022.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