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고백하건대 편집자에게 가볍게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원고란 없다.
남의 글을 예능 프로그램 보듯 훌훌 재미로만 읽을 수 있다면 그건 편집자가 아닐 터이다.
나는 굉장한 부담을 갖고 원고를 읽고 책을 만드는 것이 업인 사람이다.
아것은 곧 어마어마한 책임감을 갖고 어떤 원고를 확실히 반려해야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고가 어설픈데 안면에 기대어 섣불리 덤비기엔 출판은 비용과 인력과 시간이 너무나 많이 드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흥에 겨워 술값 내듯 “뭐 까짓것 내가 만들죠” 할 수가 없다. 그건 나와 내 동료들의 땀과 시간을 헐값에 팔아치우는 일이기에.
작가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금방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학동네 편집자가 쓴 칼럼을 요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