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청량고추

gureum 둔주 2020. 8. 2. 14:04

청량고추 -김 정-

눈도 코도 없는 것이
골짝에 핀
풀꽃 틈새기를 비집고
버티고 섰다
매운 기운에 눌려
눈물 퍼내면서
견디고 있는 풀꽃

풀꽃 하늘만 쳐다봐도
땅만 내려다 봐도
눈웃음이라 생트집 잡는 청량고추
온기 든 말 한 마디 없이
감싸 안을 팔도 없이
주는 것만 받아 챙겨
독 오른 고추
빳빳이 세우고 있다.

댓글
시는 저자의 품을 떠나 독자에게 읽히는 순간
그 시는 저자의 시가 아니다. 독자의 시이다.
시의 해석 역시 저자의 의도와 상관 없이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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